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된 상태에서 제3자가 부부 일방과 행한 부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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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된 상태에서 제3자가 부부 일방과 행한 부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질까요?
  • 이호종 변호사
  • 승인 2021.06.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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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Q : 甲은 20대 후반의 나이에 중매로 乙을 만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乙은 혼인 초기부터 안정적인 직업도 없이 가장으로서 역할을 소홀히 한데다, 甲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식당 등에서 밤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심한 의처증으로 부부싸움이 잦아졌습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음에도 乙의 이러한 태도는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甲을 구타하는 등 폭력까지 행사하며 괴롭혀 甲은 도저히 결혼생활을 계속할 수 없어서 집을 나와 별거를 시작했습니다. 乙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장기간 별거가 지속되던 중 甲은 등산모임에서 만난 丙과 친분이 생겨 개인적인 자리를 자주 갖게 되면서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하였습니다. 乙이 갑작스레 甲의 집으로 쳐들어와 丙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고, 乙은 甲과의 이혼소송 도중에 丙을 상대로 부부공동생활과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乙의 丙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질까요?

A : 형법상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부부간 부정행위는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부부간의 정조의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혼인관계의 본질상 부부간에 인정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습니다. 정조의무, 즉 성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경우 법률상 이혼사유가 되며, 그 위반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므로 부정행위의 상대방도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지게 됩니다. 

민법상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하는 의무를 진다’는 규정에 따라 부부 상호간에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로서 서로 협조하고 보호하여 부부공동생활로서의 혼인이 유지되도록 하는 포괄적 협력 의무와 그에 따른 권리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동거의무 내지 부부공동생활 유지의무의 내용으로 부부는 부정행위를 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성적 성실의무를 부담하므로‘ 부부의 일방이 한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에 관여한 제3자에 대해서도 타인의 부부공동생활에 개입하여 그 부부공동생활의 파탄을 초래하는 등 그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되며,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됩니다.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은 근본적으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사례의 경우처럼 비록 부부가 이혼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부부공동생활을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혼인관계가 파탄의 지경에 이른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간통죄가 폐지되기 직전에 나온 판결이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셈입니다.

대법원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에는 이혼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부부가 장기간 별거하는 등의 사유로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실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아니하게 되고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비록 부부가 아직 재판상 이혼까지는 청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면,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이를 두고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그로 인하여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甲은 乙과 계속하여 혼인을 유지할 뜻이 없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별거를 해 와 부부관계는 이미 파탄의 지경에 이르러 회복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으므로, 丙이 乙에 대하여 부부공동생활과 배우자로서 권리를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丙을 상대로 한 乙의 손해배상청구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SW

law@ha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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