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1년 넘게 빈수레만 덜컹덜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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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1년 넘게 빈수레만 덜컹덜컹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2.04.2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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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 논의 1년 넘도록 '공회전'
간협vs 의협 등 보건단체 입장차 여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 검증에 관심집중
여야 간 간호법 제정 논의는 지지부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간호사 업무범위·처우개선 등 간호정책을 종합적으로 담은 '간호법' 제정이 국회에서 1년 넘게 논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 내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한간호협회(간협)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다른 보건의료 단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의협을 주축으로 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병원협회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법 철회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었다. 지난 7일 국회 앞에서 70여 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의협 등 보건의료 단체 임원과 소속 회원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규모를 확대했다. 비대위는 간호법이 아닌 현행 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통해 모든 보건의료 직역의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공동대표인 이필수 의협 회장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간호사의 처우와 복지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그 누가 반대하겠느냐"면서 "모든 보건의료 직역의 처우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게 상식적이고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2년 간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등 수많은 직역의 보건의료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다 함께 고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통해 (보건의료 직역의 처우 개선이)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면서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간호사가 독립된 공간에서 단독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단초가 돼 결국 질 낮은 의료기관이 양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독자적인 간호법을 보유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간호법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호에 초점을 둔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반면 간호사 단체에서 시도하고 있는 간호법은 면허관리에 대한 내용은 없고 오직 간호사의 독자적 업무범위 확대, 처우개선, 취업 지원 등 간호사 중심적인 내용으로만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호사 단체는 보건의료인 면허제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을 즉각 철회하고, 정부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을 보완해 보건의료인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협은 전 세계 2700만 명의 간호사를 대변하는 국제간호협의회(ICN) 최고경영자(CEO)를 앞세워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초고령 사회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감염병 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간호사의 처우개선은 물론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을 위해 간호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하워드 캐튼(Howard Catton) ICN CEO는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간호법은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보호하는 필수적인 법이자,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법"이라면서 "간호법 제정을 적극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간호법 제정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간호법의 목표는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간호사에게 적절한 근무환경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간호 업무를 정비하고 규율하기 위해 반드시 확고하고 독립적인 법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ICN은 간호법이 의사의 역할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대한민국 의료진들에게 확인시켜 드리겠다”며 “간호법은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에 따라 간호사의 면허 업무범위 내에서 간호업무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의사의 역할을 결코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간협을 주축으로 노동, 법률, 시민사회, 소비자 단체 등으로 구성된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는 오는 20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출범식을 갖고 4월 임시국회에서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국회와 정부에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초고령 사회 대비와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간호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정부의 절충안이 제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여야 간 조율을 거쳐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자질 검증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여야 간 간호법 제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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