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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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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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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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 찾아낸 미학.

 
[시사주간=문화팀]  대중문화의 트렌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패션과 현대미술의 협업 전시가 마련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이 5일부터 ‘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 전을 연다.

현대미술과 패션 현장에서 활동하는 김준 등 11명의 현대미술가와 이상봉 등 7명의 패션디자이너가 나선다. 이 가운데 같은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는 현대미술가 4명과 패션디자이너 4명이 만나 공통된 주제로 미술과 패션이 만나는 지점을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김준과 계한희는 신체 일부이면서 패션의 요소로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문신(Tattoo)’을 공통의 키워드로 다룬다. 김준은 암묵적인 사회의 금기로 여겨졌던 문신에 아름다운 전통 문양과 시대적인 아이콘을 혼재시켜 전신(全身)에 그려 넣는다. 문화의 다양한 층위를 관통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계한희는 문신의 이미지를 대담하게 의상에 사용한다. 패션의 연장선에서 대중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트렌드를 포착한 것이다.

김용호와 김영진은 시인 이상과 그의 연인 금홍이 거닐던 1930년대 명동의 모습을 재현해 무성영화로 제작한 영상작업 ‘날개’를 내놓는다. 1936년 발표한 이상의 소설 ‘날개’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실험적 모더니스트였던 비운의 천재 이상을 김용호의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일반적인 셔츠를 5배로 확대한 비정상적인 셔츠에 몸을 맡긴 채 레일을 따라 걷는 채규인, 반복되는 유행과 맹목적으로 유행을 좇는 무지각적인 태도를 진단하는 전미래의 협업 퍼포먼스 등도 눈길을 끈다. 파리에 기반을 두고 작업을 이어 온 두 작가의 관심은 신체의 확장으로서의 옷이다.

전미래는 수직적 신분 구조의 의미를 파괴하는 1m²로 된 가체를 쓰고 150m의 붉은 드레스를 입고 관객이 그 위를 밟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신체의 표현영역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적극적으로 옷을 사용한다.

한글의 형태적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이상봉과 설치미술가 장승효는 12m 길이의 런웨이를 제작한다. 런웨이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의상을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무대다. 관객들은 무대 위를 걸으면서 30년간 축적된 이상봉의 의상을 살펴볼 수 있다.

김수진은 서울의 오래된 동네를 연구하고 조사한 기록을 바탕으로 의상을 제작하는 인문학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미술관 측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는데 의미를 둔 전시”라며 “화려한 런웨이 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디자이너들의 철학을 살펴볼 기회”라고 소개했다. “트렌드를 선도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패션디자이너들의 이념을 미학적 가치로 조명하고 현대미술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라며 “현대미술을 통해 패션의 즐거움을, 패션을 통해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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