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범도 흉상 논란, 상식선에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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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범도 흉상 논란, 상식선에서 해결해야
  • 시사주간
  • 승인 2023.08.3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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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홍범도 장군은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이기에 그 공로를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에 대한 상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 논란의 발단은 육군사관학교가 2018년 충무관 중앙 현관에 설치한 홍범도 장군 흉상을 독립기념관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나왔다.

각종 관련 단체와 여야 정치권에서 한마디씩 하면서 논란은 확산돼 갔다. 육사에서 내세우는 이전 동기는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해서 활동했던 홍범도 장군의 경력 때문이다.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우리 군 간부의 산실인 육사 교정에 세워져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전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주로 국군의 뿌리를 독립군, 광복군에서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찬성하는 사람들은 육사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 국가 체제를 수호하는 장교단을 양성하는 육사 교정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답이 나온다.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기초한 국가관 확립 등 육사의 교육 목표를 상징하는 인물인지 판단하면 된다. 물론 여기에도 여러 찬반이 있을 수는 있지만 차선의 합의점이라도 찾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독립운동가는 독립기념관에서 예우하고 육사에는 육사 교육 목표와 직접 관련된 인물을 기리는 게 상식에 맞는 일이다.

이 문제의 시빗거리를 제공한 사람은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17년 취임 직후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을 우리 군의 출발점으로 제대로 교육하라”고 지시했다. 이 정권에서는 육사 필수과목이었던 ‘6·25 전쟁사’가 선택과목으로 바뀌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문제와 관련해 “흉상 철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퇴임하면 조용히 살겠다더니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나선다. 홍범도 흉상 문제에 책임론이 없는 척하며 시비를 걸고 나서는 것이 참으로 민망하다. 이명박, 박근혜 전대통령도 입이 없어서 가만 있는 게 아니다. 자리에서 내려오면 역사의 심판을 기다리며 조용히 지내는 게 역사의 순리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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