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3000억원 대출사기, '이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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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3000억원 대출사기, '이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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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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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시스템 훤히 꿰뚫어.
▲ [시사주간=사회팀]

위조한 매출채권을 사용한 3000억원대 대출 사기에 KT ENS 직원 김모씨와 NC쏘울 대표 전모씨뿐 아니라 금융권 관계자 등 다수의 공범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출 사기 사건이 6년간에 걸쳐 17개 금융회사들로부터 수천억원을 빌렸고, 대출 잔액만 3000여억원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조직적인 범죄의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이번 사건에 KT ENS 직원, NC쏘울, 금융회사 직원들까지 조직적으로 가세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인들이 은행의 업무절차와 여신시스템의 허점 등을 간파하고 있었다고 판단, 실무에 해박한 은행 관계자와 KT ENS 내의 다른 직원이 공모한 조직적 범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범인들이 금융회사들의 대출 만기를 정확히 지키는 방법으로 은행권 내부통제 감시망을 피하고, 은행권이 다른 은행에서 보낸 대출 원리금에 대한 입금 계좌를 조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근거로 지적된다.

범인들이 사기대출에 대해 '돌려막기'를 하면서도 매월 돌아오는 원리금 상환일을 꼬박꼬박 지킨 것은 입금이 늦어질 경우 은행이 KT ENS의 자금담당 부서에 연락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범인들은 6년여간 17개 금융사에 품목, 매출일자, 대금지급일자 등의 내용이 담긴 매출채권 확인서를 수백차례 제출했으며, 이 확인서에는 KT ENS의 법인인감이 도용됐다. 김씨가 수백차례 인감을 도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내부자의 조력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KT ENS측도 김씨가 인감카드나 PIN번호를 어떻게 알고 접근했는지 의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기 사건에서 허위 매출채권을 위조하고 KT ENS의 인감을 도용한 부장급 간부 김모씨는 경찰에 구속된 상태이며,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든 후 채권을 담보로 대출 사기를 벌인 NC쏘울 대표 전모씨는 홍콩으로 도주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범인들은 6년여간 5개 이상의 SPC를 만들어 17개 금융사를 상대로 KT ENS 인감을 도용한 가짜 확인서를 수백건 제출하고, 상환기일에 맞춰 꼬박꼬박 원리금을 상환했다"며 "한 두명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 농협, 국민은행 등 3개 은행이 이번 사기사건과 관련해 대출을 해준 SPC는 '세븐스타', '중앙스타', '쏘울앤스마트', '은하수 1차', '은하수2차' 등 5곳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3개 SPC에 4400억원을 빌려줬고 일부를 상환받아 1624억원의 피해를 봤다.

이들 SPC에는 중앙티앤씨, 엔에스(NS)쏘울, 엔에스(NS)쏘울F&S, SMS 등 6곳의 협력업체가 관여돼 있었지만 이 회사들이 지분 관계로 얽혀있고, 같은 건물에 입주하고 있는 등 사실상 한 회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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