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파트 경비원 '주차·택배배달' 금지…갑질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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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파트 경비원 '주차·택배배달' 금지…갑질 사라질까?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1.10.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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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경비원에 허드렛일 시키면 과태료 1000만원
경비업 종사자 "반쪽짜리 법안, 실효성 없을 것" 비판도
앞으로 아파트 경비원의 도색·제초 작업, 승강기·계단실·복도 등 청소 업무와 각종 동의서 징수 및 고지서·안내문을 개별 세대로 직접 갖다 주는 업무 등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사진=뉴시스
앞으로 아파트 경비원의 도색·제초 작업, 승강기·계단실·복도 등 청소 업무와 각종 동의서 징수 및 고지서·안내문을 개별 세대로 직접 갖다 주는 업무 등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잇따르자 정부가 관련법을 개정하고, 아파트 경비원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반쪽짜리 법안이다"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개정·공포된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위임사항 등을 규정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21일부터 시행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개정안은 아파트 경비원이 '경비업법'에 따른 시설경비 업무 외에 아파트 관리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범위를 구체화했다. 

업무범위는 근무조건 개선과 고용불안 방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설정했고, 국회와 관계부처, 노동계, 입주자, 주택관리사가 참여한 사회적 대화 및 지자체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경비원이 경비 업무 외에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아파트 관리 업무로 △청소와 이에 준하는 미화의 보조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배출 감시 및 정리 △안내문의 게시와 우편수취함 투입 등이다. 

또 지금까지 허용된 경비 업무의 일환으로 도난, 화재, 그 밖의 혼잡 등으로 인한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핸 범위에서 주차관리와 택배물품 보관 업무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반면, 도색·제초 작업, 승강기·계단실·복도 등 청소 업무와 각종 동의서 징수 및 고지서·안내문을 개별 세대로 직접 갖다 주는 업무 등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특히, 택배물품을 개별 세대로 배달하거나 개별 세대 대형폐기물을 수거해 운반하는 등 개별 세대 및 개인 소유물 관련 업무도 경비원에게 맡길 수 없다. 개인차량 주차 대행(대리주차)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 등에 대한 지자체장의 사실조사와 시정명령을 거쳐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경비업자에 대해서는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업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그동안 아파트 경비원들은 육체·정신적 갑질 피해나 열악한 근무환경, 고용불안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서울 강북구 아파트에서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故 최희석씨 사례를 계기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 근절 여론이 높아졌다. 

지난해 12월에는 동대표가 경비원에게 딸의 이삿짐을 옮기게 하고 아파트 텃밭까지 관리하라고 시킨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정부는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이 같은 각종 허드렛일 강요 등 '갑질'을 없애고 경비원의 처우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고, 결국은 경비원들이 눈치껏 업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해오던 일들을 딱 잘라서 '하지 말라'고 규정하면 경비원들의 손길로 관리되던 부분이 미흡해 질 수 있고, 결국 입주민 불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비원들이 관례상 하던 업무가 줄어들어 손을 놓게 되면 입주민 입장에서는 경비원 수를 줄이려 할 테고, 새로운 관리 인력을 들이는 등 경비업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 

갑질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한 것으로 보이지만 갑질 문제를 단순한 업무량으로 접근한 것은 다소 우려스럽다. 경비원에 대한 인권에 좀 더 집중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법 시행 이후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입주민 등은 이번 시행령을 아파트 단지 현장에 안착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 특히, 입주민과 경비원의 관계를 모두 법으로 규율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경비원들의 인권과 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것은 물론, 경비원을 아파트 공동체의 일원이자 이웃으로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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