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창건 76주년 연설 때부터 계속
2014년 물혹 수술이후 재발 가능성 의혹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현장을 찾았을 때 항공점퍼에 선글라스를 쓰고 샌들을 신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 연설을 하면서 샌들을 신은 게 포착된 이후 그해 10월 11일 평양 3대혁명전시관에서 진행된 ‘자위-2021’ 국방발전전람회에서도 신었고, 지난 10일에는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샌들을 신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신형 ICBM 화성-17형 발사장에서 요원들이 발사준비에 돌입하자 군 간부와 함께 주위를 돌 때 샌들을 신은 모습이 확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샌들이 나오는 사진을 내보내면서 무릎 아래는 대부분 잘랐고 조선중앙TV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찍은 영상에는 샌들이 보였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째 샌들을 고집하고 있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7월 김일성 주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주석단에 오르며 왼쪽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이 처음 포착됐다. 같은 해 9월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 불참했고,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기간에 유럽 의사들을 초청해 왼쪽 발목의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확한 병명은 족근관증후근으로 발목 복사뼈 부근에 물혹이 생겨 근육에 손상이 오는 병이다.
2016년 12월 6일에는 소년단야영소와 원산구두공장, 원산군민발전소 시찰 장면을 담은 기록영화에 김 위원장이 부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이 나왔다. 평지를 걸을 때는 정도가 심하지 않았으나 계단을 오를 때 유난히 절뚝거리는 모습을 연출해 물혹이 재발한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또 2020년 4월 11일에는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한 뒤 5월 1일 평남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 때까지 20일간 잠적해 심혈관계 시술설, 심장 수술설, 뇌사설에 이어 사망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 때 비료공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은 다리를 약간 절었다.
김 위원장이 잠적했다 공개활동을 재개하면 ‘가짜 김정은’ ‘대역 김정은’이라는 보도가 잇따랐고, 수척해진 모습은 병 치료 때문에 나왔다는 분석이 뒤를 이었다.
김 위원장이 샌들을 신고 나온 건 발목 물혹 재발 등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여 건강이상설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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