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준전시 선포’···18년 만에 소 실태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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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준전시 선포’···18년 만에 소 실태 전수조사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4.01.12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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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전시 동원위한 사전준비 일환
현지에 나와 소 관리 상태까지 확인 
작년 8월 소 유통시킨 9명 공개총살
북한이 전시 동원을 위한 사전 준비로 소 관리실태를 전수조사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이 전시 동원을 위한 사전 준비로 최근 소 관리실태를 전수조사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운송수단이 부족한 북한이 전시물자 운반에 소를 동원하기 위한 사전 조사로 도내 소 실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2일 함경남도 허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전시 동원을 위한 사전 준비로 지난 7일 군 당국이 군내 소 관리 실태를 조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농장과 우마차사업소는 물론 모든 공장 기업소에 소 관리 상태 검열 준비를 하라는 내용의 지시가 포치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인민위원회 군수동원부 성원들이 각 공장 기업소를 돌며 소 상태를 검열했다”며 “문건 상으로 소 마리 수나 상태를 장악(요해)하는 건 정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현지에 나와 소 관리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검열 성원들이 소 관리자와 소 이력 등을 확인하고 소 관리상태와 짐 운반 능력을 평가해 대장에 기록했다”며 “달구지 상태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었다”고 말했다.

각 지방에 있는 우마차사업소는 소달구지를 이용해 지역 내 소규모 물자 운반을 담당하는 국영 기업이다. 우마차사업소가 보유하고 있는 소는 지역마다 다 다르지만 보통 10~30마리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부령군의 현지 소식통은 “부령에서는 농장 소에 대한 검열은 검열성원들이 각 농장을 돌며 진행했고, 읍내 소는 소와 달구지를 우마차사업소에 가지고 가 검열을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나이든 아바이(노인)들이 소를 몰았지만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소달구지를 끈다”며 “읍내 오물장 쓰레기를 처리하거나 석탄이나 화목 등 소소한 물동 운반은 다 소달구지를 이용하는데 소가 없으면 큰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물자 동원을 위한 자동차 검열을 가끔 하는 건 봤지만 소달구지 검열은 정말 오랜만으로 준 전시상태가 선포됐던 2006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준 전시상태 선포는 2006년 7월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이 대북 결의문을 채택하자 선포됐다. 전국적 차원의 준 전시상태 선포는 1983년과 1993년에도 있었지만 당시에도 소 실태 전수조사가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식통은 “인민위원회 간부가 6.25 전쟁 때 고지에 포탄과 식량을 운반하는 데서 소달구지가 큰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유사시를 대비해 소와 달구지를 잘 관리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소 마리 수가 급감하자 2004년경 소 소유권은 국가가 가지되 개인이나 기업이 사육과 관리권을 넘겨받아 소를 키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경제난, 에너지난으로 차량, 부속품, 연료 부족 등으로 물자 운반에 애를 먹는 기업들이 자체로 소와 달구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북한의 모든 소는 국가 소유며 그 관리도 철저해 당국의 승인 없이 소를 도축하는 경우 거의 살인죄와 비슷한 처벌을 받는다. 소가 고기나 우유 생산 목적보다는 농사와 물자 운반 등 부림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한편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지난해 8월 30일 수년에 걸쳐 소고기를 불법 유통시킨 밀매업자와 공범 9명에 대한 공개폭로모임을 열고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들을 공개 처형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2100여 마리의 국가 소유 소를 잡아 팔아먹은 죄로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9명이 공개 총살됐다.

소고기 유통에 가담한 양강도 수의방역소장, 도상업관리소 판매원, 농장 간부, 평양 모 식당책임자, 10호초소(평양 진입로 보위부 단속초소)에서 군인으로 복무하다가 제대(전역)한 대학생 청년 등 9명이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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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냐 2024-01-14 01:11:34
생각해보니 쟤네 조선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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