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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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했어?
  • 양승진 논설위원
  • 승인 2024.01.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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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점심 식사했어.”

점심시간이면 흔히 하는 말이다. 식사했느냐고 동료 간에 살갑게 묻는 말이기도 하다. 보통은 밥을 먹었느냐 안 먹었느냐보다 무엇을 먹었느냐는 것으로도 쓴다. 

남한에서 흔히 쓰는 이 말이 북한에서는 아주 충격적인 은어로 통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보통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북한 얘기가 나오면 으레 나오는 말이 있다. 남한 인사가 북으로 올라가면 북한 아가씨와 하룻밤 정을 통하게 해서 그 애를 담보로 꼼짝 못 하게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사회단체장, 정치인, 성직자까지 포함돼 한번 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순한 양으로 변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는 게 정설로 통한다.

그래서 유명인 중에 누구누구는 평양에 색시와 애가 있는데 지금은 몇 살이라는 소문도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게 “점심 식사했어”와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하면 바로 그걸 뜻하기 때문이다. 거기서는 소위 남한 인사가 성상납을 받았느냐는 의미로 통한다. 점심식사를 했다고 하면 북한은 그것을 고리로 언제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와 관련 북한에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학교까지 있다. 평안북도 동림군에 있는 새날혁명학원이 그곳으로 북한으로부터 매수된 남측의 씨받이들이 만들어 낸 아들딸들을 교육시키면서 인질로 잡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두 부류가 있는데 첫 번째는 남파된 공작원의 자식들로 남측에 자수하거나 변질 가능성이 있어 이런 경우를 대비해 만경대혁명학원이 아닌 이곳에 데려다 놓았다고 한다.

두 번째는 남쪽에서 올라온 종북, 간첩 세력들에게 올 때마다 씨받이를 시키는데 북한을 배신하지 못하게 하려고 아이를 만들어 이곳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북한에 올 때마다 아이를 보게 하고 만약 변절하면 수용소에 보낸다고 협박을 하는데 이런 아이들을 집합시켜 놓은 곳이라는 것이다. 이곳 학생들은 수백 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정일의 요리사인 후지모토 겐지를 잡아두기 위해 북한은 예의 기쁨조를 투입했다. 그가 점심 식사를 했고 아이를 낳게 하면서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일로 유명하다. 

북한에 가서 점심을 잘못하면 본의 아니게 북한 정권을 위해 평생을 노예같이 살아야 하는 운명을 새날혁명학원이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 때 남한 인사들이 북한에 간 적이 있다. 1인 1실인데도 불구하고 총수 여러 명이 한 방에서 지냈다는 일화가 있고 보면 북한의 점심 프로젝트는 장난이 아니다. 리선권 통일전선부장 겸 정치국 후보위원이 옥류관에서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는 성화를 낸 것은 점심을 왜 이것으로 하느냐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북한에 가면 점심을 어떻게 해야할 지 참 걱정이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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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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