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령도·연평도 북쪽에 해상국경선”···무슨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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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백령도·연평도 북쪽에 해상국경선”···무슨 의도?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4.02.1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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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0.001㎜라도 침범은 곧 전쟁”
北 “동족아닌 교전국 관계” 기조반영
향후 도발앞두고 명분쌓기 작업관측
김정은은 지난 14일 신형 대함미사일 검수사격 시험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웨이보
김정은은 지난 14일 신형 대함미사일 검수사격 시험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웨이보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시하고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에 이른바 ‘해상 국경선’을 그어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해상 국경선’ 언급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도발을 앞두고 명분 쌓기 위한 작업이라는 관측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4일 신형 대함미사일 검수사격 시험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해상 국경선을 믿음직하게 방어하며 적 해군의 모험적인 기도를 철저히 분쇄할 데 대한 방도”를 제시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구축함과 호위함, 쾌속정을 비롯한 전투함선들을 자주 침범시키는 연평도와 백령도 북쪽 국경선 수역에서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할 데 대한 중요 지시”를 내렸다. 특히 “조선 서해에 몇 개의 선이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또한 시비를 가릴 필요도 없다”며 “명백한 것은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그것을 곧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 괴뢰들이 국제법적 근거나 합법적 명분도 없는 유령선인 ‘북방한계선’이라는 선을 고수해보려고 발악하며 3국 어선 및 선박 단속과 해상순찰과 같은 구실을 내들고 각종 전투함선들을 우리 수역에 침범시키며 주권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과거 남북의 해상 경계와 관련해 그 용도에 따라 ‘해상 경계선’, ‘해상 분계선’, ‘해상 경비계선’ 등을 주장해왔다.

북한에서 ‘국경선’은 통상 북한과 중국 국경경계를 뜻했다. 이를 서해로 끌고 내려온 것은 올해 들어 남북을 “동족 관계가 아닌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는 북한의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도 “우리 국가의 남쪽 국경선이 명백히 그어진 이상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영공·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 헌법에 영토·영해·영공 규정이 없다며 “이와 관련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의 일부 내용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쪽 국경선’은 그간 북한 보도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표현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대남 정책 전환을 밝혔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주권의 대상이 되는 영토·영공·영해를 명확히 설정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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