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순탄한 '마지막 항해'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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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순탄한 '마지막 항해' 완료
  • 김기현 기자
  • 승인 2017.03.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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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김기현 기자2014년 4월15일 세월호가 인천항을 떠난 지 1081일 만인 31일. 3년간 수면 아래 묻혔던 서러움을 푸는 듯 세월호는 순탄한 '마지막 항해'를 했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는 이날 오전 7시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3㎞ 떨어진 동거차도 인근 해역을 출발했다.

10노트(시속 18.5㎞) 속도로 항해하던 세월호는 오전 9시27분 제1도선점인 가사도 해역에서 도선사 2명을 맞았다.

가사도 해역은 난코스로 꼽히던 곳이다. 가사도와 인근 섬 사이 선박이 통과할 수 있는 폭이 800m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선사들은 세월호를 무사히 육지로 데려오는 데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다. 이미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가는 구역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박 2만 체 이상에 뱃길을 안내한 구간이었다.

화이트 마린호에 오른 정경배 목포항도선사회 회장은 바닷물이 도왔다고 했다. 조류가 세지 않아 배가 조류를 타고 항구로 들어오는 길이 순조로웠다.

오전 10시 세월호는 조수의 흐름을 받아 탈 없이 이동했다. 이날 최대 속도인 14.5노트, 시속 28.8㎞를 기록하기도 했다.

날씨도 한몫했다. 출발 전 날씨가 궂은 탓에 여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전남 진도에는 4㎜, 목포 1.8㎜의 비가 내렸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도 높게 일 것으로 예보돼 자칫 도착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어업지도선을 타고 세월호를 뒤따르던 미수습자 가족들도 갑판에서 굵은 빗방울을 맞으며 이를 걱정했다.

아이를 하루빨리 만나고 싶다는 부모의 염원을 들은 것일까. 구름 낀 하늘은 세월호가 항해를 시작하자 차차 맑아졌다. 오전 10시께부턴 비가 그치면서 햇볕이 들기 시작했다. 바람도 다소 잠잠해졌다.

세월호는 7~10노트, 시속 약 13~18.5㎞ 속도로 차분히 항해하다 오후 12시25분 목포신항에서 8㎞ 떨어진 해역에서 예인선을 만났다. 하늘은 이미 맑아진 상태. 육안으로 목포신항이 보일 정도로 육지에 다다랐다.

예인선의 지원을 받으며 35분간 항구로 이동한 세월호는 오후 1시 목포신항 부두에 도착한 뒤 오후 1시30분 최종 접안했다.

이날 세월호가 항해한 구간은 총 105㎞. 인천을 떠난 지 1081일 만에 세월호는 그렇게 6시간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SW

kk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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