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드라마에 이어 대통령까지 띄운 김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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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드라마에 이어 대통령까지 띄운 김원봉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6.0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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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하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 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던 김원봉의 공적을 다시 거론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는 곤두박칠 치고 한반도 주변 4강은 합종연횡의 새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 봤다면 이런 말보다 국민에게 희망찬 미래를 위한 말이 나와야 한다.

더욱이 이날은 현충일이다. 국토방위에 목숨을 바친 사람의 충성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자고 만든 날이 아닌가 말이다. 이런 날에 북한 정권을 수립해 개국 공신 대접을 받으며 김일성에게 훈장까지 받은 사람을 내세우는 일이 바람직한가. 백번 양보해 김원봉이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들 거론할 자리가 있고 마땅한 때가 있는 법이다. 광복군 일은 광복군 일이고 그가 6.25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과 함께 영욕을 누렸다는 점은 우리 정서상 용납 안되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2015년 김원봉의 의열단 활동을 다뤘던 영화 암살을 보고 김원봉에 빠져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 과장하고 주인공을 분칠하는 것이다.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탈원전을 결심한 것도 원전(原電)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를 보고 나서였다고 하니 히틀러의 오른팔 괴멜스가 선동영화를 만들어 독일 국민의 이성을 마비시켰던 일이 떠오른다.

자유한국당의 지적처럼 서해수호의 날 등 유독 호국행사를 외면해 온 대통령은 오늘도 동족상잔을 일으켜 민족 최대의 희생을 초래하고 최근까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우리 국민의 희생을 가져온 북한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김원봉 언급이 그에 대한 서훈 논란과 무관하며 보수든 진보든 구분 없이 우리가 애국해야 하는 대상은 오직 대한민국뿐이라고 했으나 6·25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드라마까지 만들어 국민을 세뇌시키려 들더니 아예 대통령이 직접 김원봉을 띄운 것은 아무래도 본말이 전도됐다.

대통령은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좌우 진영 간 갈등을 부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다른 역사 뒤집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 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순수하더라도 장소가 잘못됐다. SW

jangwhan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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