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처벌법 통과, ‘안전한 생활’ 보장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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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처벌법 통과, ‘안전한 생활’ 보장됐지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9.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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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피해 범죄도 가정폭력범죄 추가, 임시조치 불응시 징역형
접근금지 기준 ‘피해자 또는 가족구성원’ 규정, 면접 제한 등도 포함
한국여성의전화 “‘가정의 행복’보다 ‘피해자 인권’이 먼저, 전면 개정 필요”
지난 2018년 10월 여성단체들이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국가 가정폭력 대응시스템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여성의전화
지난 2018년 10월 여성단체들이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국가 가정폭력 대응시스템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여성의전화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 24일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을 골자로 한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의 안전한 생활권 확보가 보장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일명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특성을 반영해 일부 개정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전면 개정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가정폭력범죄 유형에 주거침입죄, 퇴거불응죄, 카메라를 통한 촬영 범죄 등 정신적인 피해를 유발시키는 범죄들을 추가했고 가정폭력을 저지른 이가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에 불응할 경우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처벌을 강화한 것이 우선 특징이다.

임시조치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의 퇴거 등 격리, 주거와 직장에서의 접근 금지, 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행법은 가해자가 임시조치에 불응하면 과태료를 물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폭력의 피해에 비해 처벌이 가볍고 오히려 가해자와 '경제공동체' 관계에 있는 피해자가 과태료를 부담해야하는 문제점이 제기되자 개정안은 가해자의 임시조치 불응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또 임시조치 및 피해자보호명령 중 접근금지 조치 기준을 '특정 장소'에서 '피해자 또는 가족구성원'으로 개정한 것, 검사에게도 피해자보호명령 청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청구 과정에서 가해자의 면접교섭권을 제한하도록 한 부분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에는 접근금지가 내려져도 집, 직장 등 특정 장소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동하거나 다른 장소에 있는 경우 피해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으며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자녀가 '아버지'라는 이유로 가해자를 만나야하는 등 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이를 차단하기로 한 것이다. 

경찰의 응급조치에는 '현행범인 체포'를 명시하고 피해자가 피해자보호명령 신변안전 조치를 청구할 수 있음을 고지하도록 했다. 응급조치는 폭력행위 제지,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및 범죄 수사, 가해자 접근 금지 등 임시조치 신청 가능 통보로 이루어져 있지만 현행범으로 가해자를 바로 경찰이 체포하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가정폭력의 범위 확대와 피해자의 안전한 생활권 확보 등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개정안 역시 현행법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법안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들면서 법안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5일 "이번 개정으로 피해자의 안전한 생활권 확보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면서도 "개정안이 개정 이유로 든 '가정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의 미흡점 보완, 개선'을 위해서는 이번 개정안이 가진 한계를 진중히 검토,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일부 조항의 개정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특성을 반영한 법안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면접 제한의 경우 현행법으로도 이혼 시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해 면접교섭을 제한, 배제, 변경할 수 있고 가정폭력피해자의 경우 피해자와 동반 자녀의 안전을 위해 사전면접교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법원이 이혼 소송 과정에서 이를 받아들인 경우가 거의 없어 이 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려됐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임시조치 내용에 '상담소 등의 상담 위탁'이 담긴 부분에 대해 한국여성의전화는 "단순히 상담으로 가해자를 교정할 수 있다는 인식도 문제지만, 상담소 등 피해자 지원기관에서 가해자 상담을 '위탁'하도록 하는 것은 '가정폭력범죄'의 위험상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규정으로, 오히려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기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번 법안이 피해자의 안전과 가해자 처벌 강화, 피해자와 가해자의 만남 방지 등의 효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여전히 이런 방식으로는 '가정폭력의 위험'을 뿌리뽑기가 어렵다는 주장이 이번에 나온 것이다. 이미 폭력으로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가정의 회복'보다 '피해자의 인권'을 더 우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공포까지 3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새로운 제안들이 받아들여질 지 이후의 실행 결과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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