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없는 가상화폐는 신기루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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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없는 가상화폐는 신기루와 같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6.0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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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오늘날 인간이 가족이나 친지 혹은 친구 이외에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대상 중 하나는 돈이다. 누군가는 돈을 ‘악’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는 그런 말이 먹힐 리가 없다. 특히 젊은이들에겐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말 농단(壟斷)’이다.

예부터 사람은 필요한 물건을 얻기위해 교환을 했다, 소금, 조개, 쌀, 옷감, 철, 금, 은 등이 화폐 대용으로 쓰였다. 이는 모두 물물 교환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다 동전, 지폐, 어음, 수표 등 동물들이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사람들은 왜 이런 것들을 믿고 의지하는 것일까.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 유발 하라리의 말을 빌리면 이런 것들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보편적인 신뢰가 없으면 종잇조각에 불과하다. 인플레가 극도의 상태에 이르면 돈으로 코를 풀거나 딱지로 만들어 딱지치기를 하는 사례가 한 예다.

이런 사례를 예방해주는 것이 신뢰의 구축이다. 하라리는 이런 신뢰는 “인간이나 공동체, 혹은 신성한 가치가 아니라 돈 그 자체 그리고 돈을 뒷받침하는 비인간적 시스템에 투자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방인이나 이웃집 사람을 신뢰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닌 돈을 신뢰할 뿐”이라고 했다. 또 만약 그들에게서 돈이 떨어지면 우리의 신뢰도 사라진다면서 돈이 공동체, 신앙, 국가라는 댐을 무너뜨리면, 세상은 하나의 크고 비정한 시장이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우리사회는 가상화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정부에 절망한 젊은이들이 “살아보겠다”고 부나비처럼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투기성이 다분하며 잠재적 위험요인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끈을 잡으려는 심정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는 이름 뿐인 페이퍼 컴퍼니가 난립하고 허위 정보 로 투자자를 현혹하며 몇몇 큰 손이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 신뢰 없는 가상화폐는 신기루와 같다. 일부에서는 모든 거래를 암호화 기술을 이용한 블록으로 만들고 그 블록을 다음 블록과 연결해서 체인을 만드는 블록체인이 오히려 신뢰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거래하는 모든 당사자가 공유하면서 거래가 한 번 발생하면 불가역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디지털 금’으로서는 투자 매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지불 수단인 ‘화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낮다(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밀그럼 미 스탠퍼드대 교수)는 말과 “다음 반감기인 2024년 혹은 그다음 반감기인 2028년이면 모두 채굴을 포기해 비트코인이 사라질 수도 있다(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 MBA 주임교수)는 경고 등을 곰곰 되씹어 봐야 한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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