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후보자 자격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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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 후보자 자격시험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6.2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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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약으로 내건 선출직 후보자 자격시험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시험 출제 내용이다. 국회의원 정도 되려면 과거 사법고시나 행정고시(현재 5급), 외무고시(현재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데 아마 그 정도면 상당수가 고배를 마실 것이 분명하다. 일부 의원들 중에는 기초적인 경제 개념조차도 잘 모른다고 하니 정치인들의 수준을 높이려면 어느정도 수준은 되어야 할 것 같기도하다. 이 대표의 말처럼 컴퓨터 활용 능력 같은 것도 필요하다.

공자도 제자들에게 는 예(禮, 예의), 악(樂, 음악), 사(射, 활쏘기), 어(御 ,말타기), 서(書, 글쓰기), 수(數, 수학) 등 여섯 종류의 학문(六藝)를 가르쳤다. 이 모두가 정치인이 되기 위한 자질이다. 실제로 이런 교육을 받은 제자들 중 상당수가 관직에 나가 포부를 펼쳤다.

당시 군주들은 자신이 정치를 펼쳐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 인재들을 공자 사당에서 찾았던 것이다. 육예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실시구시 학문임을 알게 된다. 예의는 오늘날로 따지면 에티켓이다. 요즘 막말하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상대의 흠집을 들추고 없는 말도 만들어 내며 국민을 “살인자”라 부르거나 ‘소설 쓰시네’하며 이죽거리기도 한다. 이 모두가 예가 없기 때문이다. 악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곡조에 심취하고 동조함으로써 교만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버리고 평화로운 상태에 빠져 든다. 악아일체(樂我一體)의 경지다. 사와 어는 정신을 집중시키고 몸을 단련하는 방법이다. 공부만 하다보면 몸이 허약해지기 쉽다. 이를 보충하고 건강한 육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특히 어는 요즘으로 치면 운전면허증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 국회의원 나리들 중에는 아직도 운전기사를 부리며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분들이 많다. 서는 공부다. 시(詩)와 서(書)를 통해 군자가 되는 도리를 배우는 것이다. 훌륭한 군자는 훌륭한 정치인에 다름 아니다. 수는 물건을 헤아리거나 측정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발전하면 추론(推論) 능력이 생긴다. 양, 구조, 공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이 대표가 예로 든 컴퓨터 다루는 능력도 이런 수리력에서 출발한다.

아무튼 이 대표가 의원들의 자질을 검증해 보고자 하는 이유도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환멸때문이 아니겠는가. 작고한 코미디언이자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이주일 씨도 정치판을 떠나면서 “코미디 공부 많이 하고 떠난다”고 할 정도도 함량부족인 사람이 많다. 하지만 국민이 선출하는 선출직이라는 점과 시험 문제를 푸는 정도로 검증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공자는 자공이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좋아하면 그 사람은 선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를 미워하면 그를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물으니, 또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객관적 평가가 그만큼 어렵다. 당위성과 현실성은 이따금 엇박자를 내기 마련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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