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 제도의 변화 필요성과 그 개편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며 개정안의 시행 이후 무엇이 달라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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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분 제도의 변화 필요성과 그 개편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며 개정안의 시행 이후 무엇이 달라질까요?
  • 이호종 변호사
  • 승인 2022.06.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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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Q : 甲은 어릴 적에 부모를 모두 여의고 독신으로 살고 있는 형 乙과 함께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乙이 최근 건강검진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아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자신의 회사에 대한 지분을 정리하여 사회에 전액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지분을 사회에 기부해버리면 회사를 유지할 수가 없다고 수차례 설득을 하여도 삶에 대한 의지도 없어진 상태에서 甲의 사정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乙이 전재산을 기부해버리는 경우 독신인지라 동생 甲이 상속인의 지위를 갖게 되는바, 甲은 유류분이라도 청구하여 재산을 일부라도 확보하려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甲이 최근 인터넷으로 상속과 유류분에 관하여 검색을 해 보니, 유류분제도의 변화가 예상되어 앞으로는 형제자매 사이에선 유류분 반환 청구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광고를 보았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A : 유류분제도란 피상속인이 재산을 제3자에 대하여 임의로 처분하여도 처분한 재산을 일정 비율에 따라 상속인이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민법 제1112조에 따르면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각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각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유류분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즉, 현행 민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은 자기 전재산을 기부하여도 상속인의 유류분에 해당하는 만큼은 자기 뜻대로 처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하급심에서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여 신탁한 재산은 유류분 반환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단을 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유류분제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반론이 많아 피상속인의 자유로운 처분을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유류분제도는 1977년 개정민법에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장남 중심의 농경 사회로 피상속인 한 사람이 소유한 재산으로 일가족 모두가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피상속인이 남는 가족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유언으로 재산을 일부 상속인에게만 남기거나 제3자에게 처분하게 되면 상속에서 배제된 상속인들은 그 생계가 매우 위태로워지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상속인들이 상속재산을 형성하는데 기여한 부분을 존중하고, 상속인들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목적으로 유류분제도가 도입된 것입니다. 가족공동체의 생존권 보장의 측면에서 도입된 만큼 직계비속과 직계존속뿐 아니라 함께 가산(家産)을 일군 형제자매도 유류분 권리자로 순차적으로 포함된 것입니다. 

그러나 유류분제도가 도입된 지 벌써 45년이나 되었으며, 사회환경이 크게 변화되어 형제자매 사이의 관계는 물론 가족의 자산이나 가족공동체의 의미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유류분 반환청구를 담당하고 있는 다수의 민사법원에서도 유류분제도가 시대의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되어 유류분제도의 위헌성을 심리하는 사건만 해도 위헌제청사건 11건과 위헌소원사건 16건 등 27건에 이르고 있으며, 학계에서는 유류분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급진적인 목소리까지 주장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형제자매의 경우 이미 각자의 가계를 이루어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일반적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여 피상속인이 형제자매에 대해서는 자기의 재산을 더욱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유류분 권리자의 범위에서 민법 제1112조 제4호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의 법무부 입안 민법 일부개정안은 2022. 4. 5. 국무회의를 통과하여 2022. 4. 8. 국회에 제출되었습니다. 소관 상임위원회 및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 의회의 의결 등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앞서 본 유류분제도 개편의 배경을 고려하면 형제자매의 유류분 권리는 멀지 않은 장래에 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즘 인터넷상에 유류분에 관하여 검색해보면 ‘유류분 청구는 지금 아니면 영영 못한다!’라는 자극적인 문구의 광고를 여럿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마 甲이 본 광고는 유류분 권리자의 범위를 축소하려는 민법 개정안과 유류분제도의 위헌성을 심리하고 있는 헌법재판소 계류사건들의 재판결과를 기대하는 광고들로 짐작됩니다. 甲은 사전에 乙과의 협의를 통하여 재차 설득해 보는 등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여의찮아 유류분제도가 위헌으로 결정이 나거나 형제자매의 유류분 권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즉각 시행되기보다는 일정 기간 유예기간을 둘 것이므로 그 과정을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SW

law@ha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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