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등 '경사로 설치' 입법예고, 휠체어 '벽' 없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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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등 '경사로 설치' 입법예고, 휠체어 '벽' 없어질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6.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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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 보장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현행 '300㎡ 이상' 기준 '50㎡ 이상'으로 강화, 소규모 시설도 설치 의무
내년부터 신축하는 건물부터 시행, 기존 건물 접근성 미해결 문제
서울 한 음식점 앞에 놓은 턱. 사진=임동현 기자
서울 한 음식점 앞에 놓은 턱. 사진=임동현 기자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 7일 보건복지부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오는 7월 19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개정안에는 음식점, 편의점, 미용실 등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계기로 장애인의 진입을 막은 진입턱이 사라질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개정령안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방문하는 음식점, 편의점, 제과점, 미용실 등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도 휠체어나 유모차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주출입구의 계단에 경사로가 설치되고 출입구의 폭도 80cm에서 90cm로 확대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동안 음식점과 편의점, 커피숍 등 편의시설에 장애인 경사로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되었지만 이를 지키는 시설들이 많지 않아 장애인들이 더운 여름 음료수를 사 마시는 것도, 외식을 하는 것도 힘겨운 상황이 지속됐다. 

올해 초 (사)대구사람장애인자립지원센터가 대구 지역 CU 편의점 11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편의시설 조사에 따르면 매장 110곳 중 장애인의 출입이 가능한 곳은 겨우 26곳이었으며 84곳은 턱이나 계단이 있음에도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들어갈 수 조차 없는 곳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원센터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BGF리테일 CU 대구지사에 편의시설 설치 요구를 위한 면담 공문을 요청했고 지난 2월에 면담을 진행했다. 사람센터는 "턱을 제거하거나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사용자도 한 사람의 고객으로 자유롭게 접근하여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지만 CU대구지사는 "건물주 및 가맹점주에게 경사로 등을 강제할 권한이 없고, 신규 지점에 대해서도 편의시설 설치 요구를 할 수 없다. 요구를 해결할 권한은 본사에 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애인등편의법'에서는 편의점, 식당 등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에 대해 '300㎡ 이상'이라는 면적 기준을 두고 그 이하일 경우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체인화 편의점 4만3000여개(2019년 국가통계포털 자료) 중 장애인의 이용이 가능헌 곳은 83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장애인단체와 공익변호사들은 지난 2018년 4월 투썸플레이스, 신라호텔, GS리테일 등을 상대로 장애인 접근권을 찾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중 투썸플레이스와 신라호텔은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조정안에 합의했지만 GS리테일은 '300㎡ 이하 의무 없음'을 강조하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이에 소송 법률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청구를 제기했었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은 슈퍼마켓·일용품 소매점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을 현행 '30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강화했으며  50㎡ 이상 300㎡ 미만의 휴게음식점·제과점에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이 개정안대로라면 면적을 이유로 경사로 등을 설치하지 않은 편의점들은 의무적으로 편의시설을 마련해야한다.

또 이용원·미용원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을 현행 '50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강화했고 목욕장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을 현행 '500㎡ 이상' 에서 '300㎡ 이상'으로 강화했다.

이밖에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조산소(산후조리원 포함)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을 현행 '500㎡ 이상'에서 '100㎡ 이상'으로 강화하고 일반음식점의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바닥면적 기준도 현행 '30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강화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만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 등의 소규모 공중이용시설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장애계의 지속적인 개선요구를 반영해 마련했다"면서 "입법예고 기간 중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개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신축·증축(별동 증축)·개축(전부 개축)·재축되는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한해 적용된다는 점에서 기존에 지어진 건물에는 이전처럼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는 "기존 건물의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접근성의 보장을 위해서는 기존 건물에도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부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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