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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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다는데
  • 시사주간
  • 승인 2023.07.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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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추모꽃다발이 놓여있다. 지난 18일 이 학교에서 재직하던 담임 교사 A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뉴시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추모꽃다발이 놓여있다. 지난 18일 이 학교에서 재직하던 담임 교사 A씨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뉴시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21~24일 전국 초등교사 23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2370명(99.2%)이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99.2%는 10명 중 9명 이상이 폭언과 폭행 및 악성 유언비어, 터무니 없는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승의 은혜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하던 세대는 이해못 할 놀라운 일이다. 처참하게 무너진 교권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학생의 교사 폭행은 2018년 165건에서 2022년 347건으로 4년간 2배 이상 늘었다. 명예퇴직 교사도 2005년 879명에서 2021년 6594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교사 커뮤니티에는 기가 막힌 사연들이 많다. “아이가 뾰족한 가위로 친구를 위협해서 놀란 선생님이 소리 지르며 그만하라고 막았더니 보호자가 ‘소리 지른 것에 애가 놀라서 밤에 경기를 일으킨다’며 교사를 정서 학대로 신고한 경우도 있었다”,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계속해서 제지했더니 다른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애를 공개적으로 지적해 망신을 줬다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도 했다”.

어떤 교사는 임신해서 만삭일 때 배를 발로 차고, 침 뱉는 아이들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선생님이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해서 사과를 못 받고 그냥 덮었다. 이 정도면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할 상황이 못된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이른데는 좌파 정치인과 교육자들의 영향이 컸다. 이들은 교사보다 학생들의 인권에 더 방점을 찍었다. 결국 이런 정책이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가져온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교권 강화를 위한 자치조례 개정을 지시한 것은 학생 인권만 지나치게 강조해 교권 붕괴를 초래했다는 인식에 기인한 것이다.

마침 교육부가 교권 침해의 유형에 ‘학부모 등 보호자의 악성 민원’을 새로 포함시켜 관련 고시를 개정한다고 한다. 학부모 등 보호자의 악성 민원도 교권 침해 유형으로 신설하기로 한 것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교육이 붕괴되고 그 사회는 피폐화 된다. 사회에 스승이 사라진다는 것은 지렛대가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피해는 모두 우리에게 되돌아 온다. 아무쪼록 악성 민원에 대한 대응 뿐 아니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교사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를 해결해 주기 바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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