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국민담화 지켜 본 대구·경북주민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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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대국민담화 지켜 본 대구·경북주민들 반응
  • 시사주간
  • 승인 2016.11.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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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Newsis]  

[시사주간=김기현기자]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지켜 본 대구·경북지역의 시민들은 냉담함 속에 착잡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9분 가량 진행된 박 대통령의 사과가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대구가 고향이라는 홍모(48)씨는 "지금까지처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 "무엇이 잘못된 건지 문제파악 조차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구역의 한 매장에서 근무하는 정모(27·여)씨는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애당초 크게 기대한 부분이 없었다"면서 "그냥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할 지 그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모(57·여)씨는 "지금까지의 뉴스를 보면 한 나라의 대통령이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것 같아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며 "9분짜리 대국민담화로는 응어리진 성난 민심을 풀 수 없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최근 대구지역에서 시국선언을 주도하고 있는 대학생 등 젊은층의 반응은 더욱 격앙되는 분위기다 .

경북대에서 만난 김모(28)씨는 "검찰 조사를 받는다면 대통령이 아니라 한명의 국민으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남대생 김모(23)씨도 "국민의 의견은 한자도 들어있지 않고 대통령이 해결책을 통보식으로 알리는 것은 대국민 담화가 아니라 '대국민 통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김모(32)씨도 "결국 또 박대통령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개인사를 통해 국민의 감정에 호소하기만 하는 것 같아 듣기 불편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공무원의 반응들도 시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북도청의 한 공무원은 "어이없다.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한 공무원도 "개인적인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대구의 한 구청에서 근무 중이라는 30대 공무원은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며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짧은 시간에 읽기만 한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우체국 공무원은 "상황이 이러한 마당에 9분짜리 사과문 발표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진짜 잘못을 했다면 검찰수사도 받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과를 떠나 인간적인 안타까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달성군 다사면에 산다는 한 50대 여성은 "(대선 때) 박 대통령을 뽑아줬는데 이런 일(최순실 게이트)이 터져 실망감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오늘 (박 대통령이) 사과를 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니 또 마음이 짠하다"고 안쓰러움을 전했다.

대구지역 한 경찰관은 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법을 집행하는 직업이라서 죄는 미워할 수 있지만 박 대통령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이 지경까지 간것에 대해 측은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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