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 '北' 得일까 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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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 '北' 得일까 失일까!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6.11.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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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도훈 기자] 북한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데 대해 당장 이렇다 할 반응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내심으로 반기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경우 오바마 정부 1기 국무부 장관을 지냈다는 점과 함께 북핵 포기와 제재 등 기존의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트럼프 후보의 경우 정책 부재나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오히려 그게 북한으로선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트럼프 정부와는 북한 핵문제와 북미 관계를 놓고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전망하고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북한 문제에 대해 확실한 정책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판을 짜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북한은 올 한 해 미국 대선에 대해선 과거에 비해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의 외무성 등 정부기관은 물론 관영매체들은 올 한 해 '전략적 인내'에 기초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제재와 압박정책에 대한 비난 공세에 총력을 쏟았다. 클린턴과 트럼프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계속해 온 점도 섣불리 입장을 표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두 후보에 대한 평가나 보도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워싱턴의 이단아'로 불리는 트럼프에 대해 북한 나름대로 확보하고 분석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인지 평가가 더욱 적었다. 트럼프에 대해선 지난 4월과 6월에 상반된 평가를 내놓은 게 전부일 정도다.

지나 4월 중순 북한의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리종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완전히 터무니없고 비논리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북한 핵 프로그램 포기와 함께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우방(한국)에 대해선 핵무기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등 이중잣대를 갖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보름 정도 뒤인 6월초 인터넷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트럼프 후보에 대해 "막말후보나 괴짜후보, 무식한 정치인이 아니라 현명한 정치인이고 선견지명이 있는 대통령 후보감"이라고 정반대로 평가했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전쟁이 나도 관여 않겠다', '주한미군 방위비를 100% 지불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빼겠다', '북한과 대화하겠다' 등 트럼프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민이 선택해야 할 후보는 핵문제 해결에서 이란식 모델을 적용해보겠다는 우둔한 힐러리보다 조선과 직접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북한은 트럼프가 다소 오락가락하지만, 대화 가능성이 클린턴 측보다 더 크고, 또 한미 관계는 물론 미중, 미일 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트럼프가 되기를 바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북제재 등에 있어서 지금의 공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유리하다.

한편, 북한의 매체들은 미국 대선에 대해선 미국 언론이나 외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하거나, 서방 세계의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중앙방송은 지난 6일 중국 중앙인민방송 인용해 미국 대선을 '권력가들의 난투극'으로 비판하면서 "미국인들 자기 일상생활을 우려, 운명 전환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앙방송은 4일에도 "지금 미국 대선은 부동산왕이요 뭐요 하는 돈 많은 자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서서 경쟁적으로 기부금을 긁어모으면서 서로 헐뜯을 내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 세상에 우리 공화국처럼 전체인민이 선거에 참가해 자기의 참다운 권리는 행사하는 나라는 없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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