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역시나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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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역시나 모르쇠 일관…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6.12.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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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김도훈 기자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7일 자신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배후라는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 국조특위' 소속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도 최순실을 알지도 못한다고 항변하면서 최순실 사태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의원들의 호통에는 몸을 극도로 낮추면서 사과를 하며 확전을 피해갔다. 

◇"세월호 당일 朴대통령 머리 손질 사실 알지 못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보고를 받고도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머리 손질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해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무엇을 했느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다고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의료 진료를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청와대 관저 일은 알지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사건 당시 대면보고를 했어야 한다는 김한정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지금 생각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의료행위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여성 대통령이라 묻지 못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주사를 맞았냐 안 맞았냐 왜 안 물어봤냐고 해서 나는 그런 것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최순실 정말 몰랐냐 추궁에 "차은택이 착각한 것"

김 전 실장은 '비선 최순실'의 존재를 정말 몰랐느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최순실은) 전혀 모른다. (당시에) 차은택 씨를 한 10분간 (만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차 감독이) 뭔가 착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제가 차은택 감독에게 직접 연락해 (공관으로) 오라고 했었다"며 "(박) 대통령이 '차은택을 한번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의지를 알아서 보고하라'고 했다"고 차은택 감독과의 회동에 최순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최순실과의 관계를 거듭 추궁하는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선 "최순실을 알았다면 뭔가 연락을 하거나 한 통화라도 하지 않았겠냐"며 "검찰 조사하면 알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승마대회 성적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가 자르라고 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 자신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앞서 '문체부 길들이기' 일환으로 인사 개입을 했고, 문체부 길들이기의 시발점은 정유라가 연루된 대한승마협회 감사보고였다는 의혹에 대해선 "제가 재임하던 동안 정지작업을 하거나 한 일은 전혀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순실과 저도 동행한 적 없다" 

김 전 실장은 또 박 대통령의 '저도 휴가'에 최순실과 동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오라고 해도 못 갈 건강상태였다"고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7월15일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서 16일에 전립선 수술을 받고 19일에 퇴원한 뒤 8월3일까지 집에서 안정을 취했다. 3일에 병원에 가서 외래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김 전 실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2013년 7월 세브란스 입원 당시 진료기록을 이날 오후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7월30일 경남 통영 저도로 취임 이후 첫 여름휴가를 갔다. 김 전 실장은 이 휴가 직후인 8월6일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세월호 인양 반대? 내 아들도 죽어있는데 왜 인양하지 말라 했겠나?"

한편 이날 여야 청문위원들은 소위 '김영한 비망록'에 기록 돼 있는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사항'을 집중 추궁했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시신 인양은 안 된다'고 자신이 발언했다는 기록이 담긴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내용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그렇게 지시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그렇게 얘기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히며 "회의를 하다 보면 노트를 작성할 때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이 가미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나도 자식이 죽었는데 왜 시신을 인양하지 말라고 하겠냐"고도 항변했다.

그는 특히 "그 당시 인양 문제를 두고 해수부 장관과 긴밀히 의논한 적이 많다"며 "저도 자식이 죽어있는데, 왜 시신 인양을 하지 말라고 하겠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 "죄송한 말씀이지만 김기춘 증인, 당신은 죽어서 천당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반성 많이 하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죄송합니다"라고 몸을 낮추며 확전을 피했다. 

김 전 실장은 그러나 "내가 그렇게 지시한 것은 아니다. 그런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그렇게 이해해 달라"고 세월호 시신 인양에 반대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통진당 해산심판 개입 의혹과 줄기세포 시술 의혹 등도 모두 부인

김 전 실장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있을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통진당 해산은 아시다시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제소해서 헌재가 결정한 사안"이라며 "저희가 그런 것을 사전에 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완전한 루머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서 불법 줄기세포시술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내자가 몸이 약해서 일본에서 면역치료를 (받았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문 작성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전혀 조언한 바 없다"며 "우리 당 상임고문과 전직 국회의장들이 처음에 한 번 불려가 '각자 하고 싶은 얘길 하라'(고 해서) 다녀온 이후엔 전혀 이 건에 관여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의혹 부인하면서도 '죄송하다' 연신 몸 낮추며 읍소, 아들 얘기도

김 전 실장은 이처럼 모든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의원들의 언성이 높아지고 분위기가 험악해지기 시작하면 뭉뚱그린 사과로 몸을 바짝 낮춰 김을 뻬는 모습을 보였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면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돌이켜 보면 대면보고도 했으면 하고 여러가지 회한이 많다"고 밝혔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김 전 실장에게 발언시간을 주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 못해 오늘날 이런 사태가 된 데 대해 참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김 실장은 고해성사를 통해 이제는 무장해제할 때가 됐다"고 말하자, 김 전 실장은 "국민에게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법률 미꾸라지'라는 박 의원의 비난 섞인 발언에도 "내가 부덕한 소치라 생각한다"고 고개숙였다. 

김 전 실장은 의식불명 상태인 아들의 사연을 꺼내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이 "일본 차병원에 누구 소개로 갔느냐"고 따지자 김 전 실장은 "차 병원의 소개로 갔다"며 "내 아들을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지 백방으로 알아보다 차병원에 찾아가 상담했더니 안 된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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