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심장 언제 멎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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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심장 언제 멎을지 몰라"
  • 김기현 기자
  • 승인 2017.06.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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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건강 호소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의를 입고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2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2일 김 전 비서실장이 23차 공판 출석하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김기현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판에서 "심장이 언제 멎을지 모른다"라며 재판부에 건강 문제를 간곡히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본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재판에서 재판부에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평소 입고 오던 정장 사복 차림이 아닌 하늘색 줄무늬 환자복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지난 재판 과정에서도 고통을 호소하며 거의 눕다시피 의자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의 모습을 본 뒤 "따로 치료를 받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전 실장은 직접 "약을 먹고,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라며 "가끔 흉통이 있는데, 어느 순간에 이 놈(심장)이 멎을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한번 밖으로 나가 검사를 했지만, 그 뒤에는 (교도소 측에서) 데리고 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자신의 옷차림을 들며 "제가 늘 사복을 입고 다녔었는데, 들어가고 나갈 때마다 갈아입어야 했다"라며 "바지를 입다가 쓰러지고 정신을 잃거나 기력이 없어서 오늘은 그냥 그대로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6일 재판부에 "구속 상태를 풀어 달라"며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김 전 실장이 고령이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재판부에 보석을 허가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오전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송 전 수석은 재판부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후에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증인 신문할 방침이다. 과거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김 전 실장과 정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피고인과 증인으로 마주서게 된다.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의 블랙리스트 지시 및 문체부 공무원들의 사직 강요 등과 관련된 진술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W

kk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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