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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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자갈치 난장 (36)
  • 시사주간
  • 승인 2016.12.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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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으로 밀어붙이면 안될 일도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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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비임비된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머리 속이 터질 듯 아파왔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느 쪽을 택해야 하나? 김대종은 자신의 무력함에 몸을 떨었다. 아아∼ 참으로 부끄럽다.

왜 이리 부끄러울까? 부끄러움이란 자신의 허약성을 절실히 깨달음으로써 비롯되는 것으로 곧 치열한 자기반성의 소산이다.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지 않는 자에게 부끄러움이란 존재할 수 없는 까닭이다.

내 마음은 왜 이리 자꾸 쪼그라들까? 죽음이 그리 무섭더란 말인가? 한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김대종은 마침내 허옇게 말라 비틀어진 입을 열었다.“난…하지 못하겠소….” 이학봉의 눈이 먹이 찾은 살무사처럼 크게 열렸다.

나는 새도 깃을 쳐야 날아가는 법이며 정공법이 안되면 위계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대종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실패한 전두한은 노태오, 허평화와 상의하여 양동작전을 펴기로 하였다.

조강지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설득하면 양상군자도도둑질 간 집 부엌에 똥을 싸고 달아난다고 했다. 도둑이 물건을 훔치고 나오다 똥을 싸면 경찰에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에 근거한 아내의 처방이었던 것이다.이들은 김대종의 아내를 설득하는 작업에 나섰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안될 일도 아니었지만 긁어 부스럼 낼 필요는 없었다.

허평화는 똥 싼데 엎어져 봐야 구린내만 날 뿐이라며 그의 이름처럼 평화적 해결을 주장했다.부인 이호는 김대종 실종 3일째 되는 날 허평화의 전화를 받았다.“허평화라고 합니다. 이호 여사 계시면 부탁드립니다.”“제가 이홉니다만….”“아… 네, 안녕하십니까? 김대종 선생 일과 관련해서 만나뵙고싶습니다만….” [자갈치 난장 36에서 계속]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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